독립전쟁 영웅 불붙은 '육사 흉상 논란'… 이종찬 "국방장관 사퇴"vs신원식 "광복회장 물러나야"

장서연 | 기사입력 2023/08/28 [23:10]

독립전쟁 영웅 불붙은 '육사 흉상 논란'… 이종찬 "국방장관 사퇴"vs신원식 "광복회장 물러나야"

장서연 | 입력 : 2023/08/28 [23:10]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해 지난 27일 이종찬 광복회장과 신원식 국회의원이 서로 사퇴를 요구하며 대치했다. 사진은 이종찬 광복회장(왼쪽)과 신원식 국회의원(오른쪽)의 모습.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지청천·이회영·이범석·김좌진 5인의 흉상을 철거 또는 이전하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설전이 정치권을 넘어 육군사관학교(육사)로 번지고 있다. 

육사는 지난 25일 홍범도·지청천·이회영·이범석·김좌진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을 철거하거나 교내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날 육사 40기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전시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육사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입당 경력이 이들 흉상 이전 결정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5인 흉상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3월 1일에 육사 교내에 설치된 바 있다. 

 

 

그러자 육사 16기 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 27일 이 국방부 장관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민족적 양심을 저버린 귀하는 어느 나라 국방장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국방장관 자리에서 퇴진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길임을 충고한다"고 사퇴를 요구했다. 이 광복회장은 일가족이 전 재산을 팔아 만주로 망명, 일생을 항일 독립운동에 바쳤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명사 우당 이회영 선생의 친손자이다.

이 회장은 "독립 영웅 다섯 분의 흉상을 없애고 그 자리에 백선엽 장군 등 흉상으로 대치한다면 우리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분(백 장군)은 일신의 출세와 영달을 위해 일제에 충성하는 길도 마다하지 않고 선택했지만, 당신이 철거한다는 다섯 분 영웅은 일신의 영달이 아니라 처음부터 나라를 찾기 위해 생명을 걸고 시작했다. 도저히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수도방위사령관·합참차장을 지낸 3성 장군 출신 신원식(육사 37기) 국민의힘 의원이 반박하고 나섰다. 신 의원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엇을 민족적 양심이라고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저버린 광복회장이야말로 판단하실 능력이 없다면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광복회장님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은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며 "문재인 정권은 출범하자마자 육사 정체성의 으뜸인 6.25 전쟁을 지우기 위해 조직적으로 노력했다. 그런데 소련 군인으로서 소련 군복을 착용하고 군모까지 쓴 홍범도 흉상을 육사에 설치하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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