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세평(世評)】 장제원·곽상도 아들이 쏘아올린 '아빠 찬스' 논란에 휘청'거리는 국민의힘신의 아들도 상상할 수 없는 50억 퇴직금에 절망하는 젊은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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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제원·곽상도 아들이 쏘아올린 '아빠 찬스' 논란에 휘청'거리는 국민의힘 |
집행유예 기간 중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경찰 폭행까지 저지른 장제원 의원의 아들과 성남시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일으킨 '아빠 찬스' 논란으로 국민의힘은 몹시 흔들리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무면허 운전 중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경찰관을 폭행해 최근 입건된 아들(노엘) 문제에 대해 자식을 잘못 키운 아비의 죄를 깊이 반성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며 국민의힘 대선후보이 윤석열 대선캠프 상황실장에서 물러났다.
장 의원 아들 노엘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성모병원 사거리에서 흰색 벤츠를 운전하다 다른 차와 접촉 사고를 낸 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음주 측정 및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불응하며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장 의원 아들 노엘은 차문을 열고 내려 경찰관의 가슴팍을 몇 번씩 밀쳐냈다가 다시 운전석에 앉으려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거부 및 무면허운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조사한 후 귀가 조치됐다.
그는 지난해엔 음주운전 교통사고, 운전자 바꿔치기 등 혐의를 받고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막가파식 행동을 일삼은 아들 노엘 논란과 관련해 아버지인 장 의원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점점 더 세차게 불거졌고, 윤석열 대선캠프 상황실장에서 물러났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아들 문제가 불거지자 "성인인 아들의 개인적 일탈 문제로 캠프직을 내려놓을 필요까지는 없다"며 대선캠프 상황실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장 의원의 사의를 반려해 대통령이 갖춰야 할 리더십과는 어울리지 않는 '골목 형님 리더십'이란 비판을 받았다.
장 의원은 아들 문제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청년들은 경찰이 아들을 불구속 수사한 것 자체가 이미 특권이 작용한 결과로 본다.
곽상도 의원 아들 곽병채씨는 성남 대장동 택지개발 사업 특혜 의혹에 휘말린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6년간 말단직원으로 일한 후 받은 퇴직금이 50억 원에 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뇌물성 시비로 자신에게 불똥이 튀자 재빨리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곽 의원은 자산관리사 '화천대유'가 엄청난 수익을 냈고, 아들도 산재를 겪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는 설명을 둘러대고 있다. 하지만 월급 300만 원 정도 말단직원의 6년 근무 퇴직금이 50억 원에 이른 건 곽 의원의 비리 개입 방증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퇴직금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는지에 대한 해명으로 곽씨는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다 기침과 이명, 어지럼 증상 등이 발생했다지만 노동자가 산재 판정을 받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상식에 가깝다. 게다가 현장 노동자에 비해 사무직 노동자는 산재 인정이 훨씬 어렵다. 설상가상 산재를 인정 받는다해도 금액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근로기준법상 상해보상 규정에는 업무상 입은 신체장해 정도가 가장 심한 1등급의 경우 평균 임금의 1,340일분을 보상토록 돼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퇴직 전 곽씨 월급이 383만 원임을 감안할 때 보상액은 1억6,000만원에 불과해 50억 퇴직금은 '신의 아들'도 받을 수 없는 불가능한 액수다.
실제 2019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한 평균 산재 보상액은 1억700만원이었다. 회사에서 노동자가 산재를 당했다고, 그 것도 산재신청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알아서 50억 원을 지급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결국 이런 의문은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로 규명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2019년 지에스(GS)홈쇼핑을 퇴사한 허태수 회장이 수령한 (51억600만원) 퇴직금과 비슷한 규모다.
2015~2020년 화천대유 감사보고서를 보면, 화천대유는 2015년 2월 회사 설립 이후 직원 퇴직금으로 적게는 연간 125만원(2017년)부터 많게는 1억2990만원(2020년)까지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 사람이 퇴직금으로 1억2990만원을 탔다고 가정하더라도, 지난 3월 퇴사한 곽 의원 아들은 그보다 약 39배나 많은 돈을 받은 것이다. 직원에게 퇴직금을 주기 위해 회사가 미리 쌓아두는 퇴직급여충당부채도 지난해 기준 13억9500만원에 불과했다. 곽씨가 받은 퇴직금보다 약 36억원이나 모자란 셈이다.
이 두 사람을 향한 민심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오른 장 의원 국회의원직 박탈 청원은 나흘 만인 27일 오전 동의자가 이미 12만 명을 넘어섰고, 탈당과 잇단 해명에도 불구하고 50억 원에 달하는 곽 의원 아들 퇴직금에 대한 비판과 분노는 들불처럼 더 거세지며 자칫 '제2의 조국사태'로 번져나갈 기세다.
사실 각자의 아들 문제에 대한 장 의원이나 곽 의원의 해명과 입장을 들어보면 자신들은 아들 문제와 무관하며, 따라서 책임을 질 일도 별로 없지 않느냐며 변명의 목소리만 '다람쥐 쳇바퀴 돌듯' 겉돌고 있어 국민으로선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
불공정과 특권에 대한 국민의 비판의식은 '조국 사태'를 계기로 더 크고 더 엄정해졌다.
지난 4년여간 유례없는 부동산 폭등과 코로나19'로 일자리가 부족, LH 임직원 투기 사태 등 만연한 공공비리를 지켜봐온 청년층의 좌절과 분노는 사상 그 유례가 없을 정도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이번 일을 어물쩍 넘기려 했다간 민심의 철퇴를 맞을 것이다.
장ㆍ곽 두 국회의원 아들이 일으킨 사건은 그 동안 '2030세대'가 민감하게 생각한 '공정'의 가치를 건드린 것이다.
집행유예 기간에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고 경찰까지 폭행했지만 구속이 되지 않은 것과 일개 대리가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것 모두 '아빠 찬스'이기 때문이다.
'공정'은 그 동안 여당보다는 보수 야권이 재기해온 전용 코드였다. '조국 사태'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를 공격하면서, 동시에 '공정'을 부르짓은 국민의힘이기에 지난 4.7재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흠결 있어도 몰표를 받아 승리 했었다.
지금 현재도 국민의힘은 당 대표에 30대의 이준석 , '조국 사태' 이후 문재인 정부와 갈등을 벌이다 야권으로 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원전비리를 파헤친 최재형 감사원장등을 '공정'의 아이콘으로 앞세우고 있다.
그런데 장ㆍ곽 두 국회의원 아들의 '아빠 찬스' 논란을 계기로 국민의힘의 '공정 코드'가 휘청이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야권 지지자들은 왜 장제원 아들 노엘과 곽상도 아들에게는 '공정'을 외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장 의원과 곽 의원은 아들 문제에 대해 국민이 납득하기에 충분한 해명과 처신에 자신이 없다면, 깨끗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래야만 최소한 정치인으로서 우리 사회에 더 굳건한 공정가치의 기준을 세우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
누구말대로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조국 전 장관을 성토하던 젊은이들의 박탈감과 배신감을 이해하고 옹호하던 언론과 야당의 공감능력 아직도 안녕하신지 묻고 싶다.